건물 없이도 마을의 삶은 남아 있습니다고대 마을을 연구할 때 많은 사람은 주거 건물, 기둥 흔적, 벽체 구조 등을 가장 중요한 자료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실무 연구에서 건물 흔적이 온전히 남아 있는 경우가 극히 드물다는 사실을 계속 확인해 왔습니다. 특히 목재·흙벽 기반의 주거지는 수백 년만 지나도 거의 흔적이 사라져 마치 사람이 살지 않았던 공간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연구가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비유물고고학에서는 건물이 사라진 공간에서도 인간 활동은 미세 흔적으로 남는다는 원리로 접근합니다. 토양의 교란 방향, 미세 탄화물, 생활 폐기물 조각, 식생 교란 패턴, 동물군 변화 같은 비유물 자료는 마을의 구조와 생활 방식을 복원하기에 충분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이 글에서는 주거 유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