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타겟팅

고령자 온라인 쇼핑 UX, 왜 중간에 포기하게 될까?

tobloom 2025. 7. 8. 19:30

고령자도 쇼핑한다, 다만 버튼을 못 찾을 뿐이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 쇼핑은 일상이 되었다. 이제 60세 이상 고령층도 스마트폰을 활용해 생필품, 의류, 건강식품을 비대면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통계청에 따르면 60대 이상의 모바일 쇼핑 이용률은 매년 꾸준히 상승 중이며, 특히 단골 제품을 반복 구매하거나, 자녀에게 선물용 상품을 주문하는 비율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온라인 쇼핑 플랫폼은 고령자를 주요 사용자로 고려하지 않은 UI·UX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기존 쇼핑 앱이나 웹사이트는 젊은 소비자를 전제로 구성되어 있어, 시각적 정보 과잉, 터치 인터페이스 오류, 결제 절차의 복잡성 등으로 인해 고령자는 온라인 쇼핑을 중도에 포기하거나, 타인의 도움 없이는 완결된 구매 과정을 진행하기 어렵다.

이번 글에서는 고령자의 실제 구매 흐름을 기준으로 디지털 쇼핑이 익숙하지 않아도,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설계를 위하여 온라인 쇼핑 UX의 대표적인 문제점과 그에 대한 구체적인 개선 방향을 분석한다.

 

포기하지 않게 돕는 고령자 온라인 쇼핑 UX 개선방안

쇼핑 UX의 핵심 문제 정보는 넘치는데, 길은 보이지 않는다

첫 번째 문제는 화면 내 정보 과잉과 작은 버튼이다.

고령자가 쇼핑 앱에서 가장 먼저 마주하는 장벽은 정보 밀도다. 추천상품, 할인배너, 리뷰, 연관 상품, 오늘의 특가 등 너무 많은 정보가 한 화면에 제공되며 버튼이 작거나, 텍스트보다 이미지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 어디를 눌러야 할지 알기 어렵다.

특히 초기 진입 화면에서 “어디서 검색하고, 어디서 담고, 어디서 결제하는지” 명확하게 인지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두 번째 문제는 제품 설명과 이미지가 구매 결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고령자는 텍스트 중심의 정보 전달에 더 익숙하며, 제품의 기능·용도·사용법 등을 구체적으로 알고 싶어 한다.

하지만 최근 쇼핑몰들은 이미지 위주의 설명이나, 제품 모델명이 주가 되는 구조가 많아 고령자가 제품을 신뢰하고 결제에 이르기까지의 설득력이 떨어진다. 예를 들어, ‘건강기능식품’ 상품의 경우 성분, 복용법, 주의사항, 인증 내역 등을 한눈에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세 번째 문제는 장바구니와 결제 과정의 흐름 단절이다.

고령자는 ‘지금 담은 상품이 어디에 저장되었는가’에 대한 감각이 약하다. 장바구니에 담은 뒤 화면 이동이 잦거나, 결제 흐름이 4단계 이상일 경우 중간에 흐름을 인식하지 못해 앱을 종료하거나, 제품이 사라졌다고 오인한다.

또한 주소 입력, 결제수단 등록, 본인인증, 약관 동의 등 여러 개의 복잡한 선택지가 등장하면 심리적 부담을 느끼고 중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고령자 UX 개선 방향 ‘구매 흐름’을 줄이고, ‘이해 흐름’을 돕는다

개선 1. 고령자 전용 모드 또는 단순화 인터페이스 제공

대표 쇼핑 앱에서 ‘고령자 모드’ 또는 ‘간편 모드’를 탑재하면 불필요한 추천 배너, 이벤트, 광고 요소를 제거하고 “검색 → 담기 → 결제”로 이어지는 3단계 구조만 남길 수 있다. 이때 각 버튼은 크고 텍스트 중심으로 배치되어야 하며, 화면 상단에는 항상 “지금까지 담은 상품 수”, “배송 예정일” 등을 고정 표시하면 진행 흐름을 잃지 않게 도와준다.

개선 2. 상품 설명의 언어·구성 재설계

고령자는 제품에 대한 설명을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어야 구매를 결정한다. 따라서 제품 상세페이지에는 용도별 구분(예: 관절 건강용 / 위 건강용), 복용법 요약 아이콘(하루 2번, 식후 복용 등), 큰 글씨 요약 설명, 고령자 대상 안전성 인증 여부 등을 시각적으로 한눈에 배치해야 한다.

이러한 설계는 단지 시니어를 위한 UX일 뿐 아니라 시각적으로 정보를 빠르게 판단하고자 하는 모든 연령층에게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개선 3. 장바구니-결제-배송 추적 흐름을 ‘한 줄로’ 연결

복잡한 절차 대신, 1페이지 내에서 모든 과정을 연결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구매하기”를 누른 뒤

  • ① 장바구니 확인
  • ② 배송 주소 확인
  • ③ 결제 수단 선택
  • ④ 구매 완료 이 과정을 한 페이지 내에서 스크롤만으로 진행하도록 구성하면 단계 간의 인지적 혼란을 줄일 수 있다.

또한 결제 완료 후에는 “내가 주문한 상품은 어디까지 왔나요?”라는 질문형 인터페이스로 배송 상태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한다.

 

실제 서비스 평가 사례

우수 사례로  ‘우체국쇼핑’ 고령자용 모바일 웹을 보자. 버튼이 큼직하고 텍스트 중심, 생필품, 농산물 중심으로 구성되어 상품 검색이 목적 중심적, 구매 흐름이 3단계로 단순화되어 중간 이탈률이 낮은 구조가 장점으로 꼽힌다.

개선 중인 사례로 쿠팡의 간편구매 시스템이 있다. ‘로켓배송’ 기반 빠른 결제는 고령자에게도 편리한 구조이지만 초기 화면 정보량이 많고, 앱 내 검색창 위치가 고령자에게 익숙하지 않은 형태로 되어 있어 검색 행동을 유도하기 어렵다.

불편 사례도 있다. 일반 패션 전문몰은 상품 이미지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 제품 소재, 세탁법, 치수 정보를 찾기 어렵고 장바구니와 찜 목록의 구분이 불명확해 상품이 사라졌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다수 발생한다.

 

고령자 쇼핑은 기술이 아니라, 신뢰의 흐름이다

고령자에게 온라인 쇼핑은 단순한 기능의 문제가 아니다. 화면 구성, 정보 전달 방식, 버튼의 위치 하나하나가 신뢰와 심리적 안정감을 형성한다. 디지털 문해력이 낮다고 해서 구매 욕구가 없는 것이 아니며, 기능이 복잡하다고 해서 제품이 나쁜 것도 아니다.

문제는 UX가 익숙하지 않고, 시스템이 사용자의 예측 범위 안에서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고령자 UX 설계는 ‘어렵지 않게 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해볼 수 있게 만드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