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물이 사라져도 역사는 남습니다고고학이라고 하면 보통 땅속에 묻힌 유물을 떠올리지만, 실제 고고학 연구의 상당수는 유물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지역에서 이루어집니다. 예를 들어 해안 습지나 산악 지대처럼 환경적 요인으로 유기물이 빠르게 부패하는 곳에서는 수백 년, 심지어 수천 년 전 사람들의 흔적이 눈에 띄게 남아 있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전쟁과 약탈로 마을 전체가 사라진 지역, 나무와 흙으로 된 건축물을 사용해 흔적이 남기 어려운 사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고 그 시대를 연구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고고학자들은 그러한 빈 공간 속에서 더 많은 가능성을 발견합니다. 유물이 남지 않았더라도, 사람들이 살았던 땅은 그들이 지나간 흔적을 여러 형태로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비유물 자료는..